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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리뷰] 얼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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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이드


개봉전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정작 상자를 열어보니 말과 탈이 쏙 들어가버린 영화. 비쥬얼의, 비쥬얼의 의한, 비쥬얼을 위한 영화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주연 배우 둘을 제외하고 주변인물이 수도 없이 등장하며 그에 따른 배경도 수도 없이 바뀐다. 장소가 하나 나오면 그곳을 들어가는 길목부터 걸어가는 복도, 그외 밖의 전경과 마침내 그 장소에 들어가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어마어마하게 공들인 세트장들이 보인다. 보기만 해도 제작비가 많이 들었겠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지만 제작비를 그런 비쥬얼에 초첨을 맞추다보니 현실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사막을 끝없이 걸어온 맥스의 옷이 너무 깔끔했으며 지금 막 샤워를 하고 바로 입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배우의 얼굴이 빛나보이기에는 충분했으나 영화가 빛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영화 안에 몇가지 복선이 숨어있다. 마리안은 전화가 울릴 때마다 맥스에게 받지 말라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막았다. 맥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았고 쉬는날에도 군사기지로 불려갔으며 끊임없이 기밀을 알아왔고 마리안은 어김없이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프랭크는 맥스에게 이런 일하다 만난 사람들은 오래 못간다고 말했다. 맥스는 웃어넘겼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주변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주변상황이 너무나 열악했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또 다른 전쟁영화 퓨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보였다. 맥스가 한쪽 팔이 없는 군인에게 마리안에 대해 물어 볼 때 독일군이 미제 담배를 얻으려고 감옥으로 찾아온다. 거기서 미제 담배의 이름은 럭키 스트라이크였고, 퓨리의 워대디가 애용하는 담배였다.

미장센을 활용한면에서는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 했고 색감적인 면에서는 시대적 배경과 연관지어 조금은 탁하고 바랜 느낌을 주었다. 그마나 영화의 색감이 가장 밝고 쨍할 때는 마지막 장면에서 맥스와 딸 애나가 등을 지고 푸른 초원을 걸을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장면은 마리안이 죽음을 예감하고 맥스와 딸 애나에게 편지를 쓰면서 할 말이 너무 많아 뒷장까지 빼곡히 적어내려가는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분위기가 상반된다. 영화의 긴장감에 따라 브래드 피트의 감정선도 같이 섬세하게 변하면서 마지막 최고점에서는 브래드 피트의 얼굴만을 클로즈 업하고 초속 카메라로 연출해 감독도 맥스의 감정선을 의도하고 촬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는 영어를 쓸 때도 매력적이지만 모국어인 불어로 연기를 할 때 그 매력이 더 빛을 발했다. 특히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마리안이 애나의 요람 앞에 기대 앉아 불어로 된 자장가를 불러줄 때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모습도 모습이었지만 그 처연함이나 분위기가 마리안을 더욱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비춰주면서 섹시함을 자아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영화 초반에 맥스가 자신을 심문했던 사람이라며 어떤 나치 군인을 지목했다. 60%의 확률이었지만 맥스는 주저없이 그 뒤를 따라가 나치 군인을 목 졸라 죽였고 질식사로 가장하기 위해 과자까지 죽은 사람의 목에 꽉 끼워 넣는 치밀함을 보여줬는데 나치 군인을 목 졸라 죽이는 장면에서 브래드 피트의 표정이 단연 돋보였다. 두 배우의 연기력과 비쥬얼만으로도 관객들은 충분히 긴장감을 놓치 못했고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졌다. 결말의 순간에는 모든 긴장감을 끌어모아 탁 하고 놔버려서 갈 곳 잃은 긴장감들이 슬픔으로 순식간에 번져버렸다.

가장 아쉬운 점은 마리안 역할의 부연 설명이 부족했다. 영화는 맥스의 시선으로 전개 되었고 그사이에 인물 마리안의 대한 실마리가 나오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짚어주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영화는 불친절하게도 관객들에게 추측하게 만들었다. 마리안은 딸 애나를 사랑했고, 맥스를 사랑했다. 하지만 마리안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어떻게 독일군에게 협박을 당했는지, 정말 협박을 당했는지, 마리안이 마리안이 아니라면 도대체 관객들이 본 혹은 맥스가 만난 마리안은 누구였는지, 맥스의 감정선에 초첨을 맞춰 마리안의 감정선은 관객들이 차분히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5점 만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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