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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팬데믹 코로나가 끝나고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런던에서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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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서방 국가는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고, 차츰 여행 규제도 많이 풀리고 있어서 퇴사할 시기에 과감히 12월 크리스마스를 유럽에서 보내고자 3주 비행기표를 끊었습니다. 대한민국 여권이 자동 여권으로 바뀌었다고 듣기만 했지 저는 영국 갈 때마다 입국 심사에서 된통 당했던 터라 3-4년 전 영국을 생각하고 각오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포함해 여러 국가를 전자여권으로 자동 입국심사더라고요. 여권에 사진 나오는 장을 펴서 리더기에 읽히기만 하면 됐습니다. 그제야 뉴스에서 자동 입국심사 어쩌고저쩌고 미국도 되나 안 되나 하던 것이 떠올랐어요. 확실히 입국 심사 시간이 줄긴 줄었습니다.

 

 

 

 

 

 

유럽은 팬데믹 이전에 가보고 한참이나 가보지 못했던 곳입니다. 대부분 다 그러시겠죠. 주로 팬데믹 기간에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어디 집 근처조차 나다니는 것도 용이하지 못했죠. 그나마 국내에서 코로나 약세가 보일 때쯤 국내 여행을 주로 다니며 해외여행을 나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조금 달래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뉴스에서나 인터넷상에서 유럽 국가는 대부분 마스크도 안 쓰고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고 있다고 해서 1주 런던이나 파리에 머무르다가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는데 결국 이번 휴식은 크리스마스 즐기기 여행이 되었네요.

 

런던인 - 바르셀로나아웃.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겨울 여행은 그중에서도 딱 한 번이었습니다. 2018년 11월에서 2019년 1월 3달 동안 있으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외국에서 따로 외주를 받아 통역 일도 잠깐 했습니다. 바빠서 그랬는지 런던에는 1주일밖에 머물지 못했어요. 그래도 그 북적이고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한국에서보다 크리스마스로 들뜬 기분이 보여서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겨울 유럽이면 비수기라 사람도 많이 없다고 했는데 12월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여기저기 어디를 가나 북새통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팬데믹 기간 내내 겨울 유럽을 다시 한번 가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네요.

 

어김없이 오후 3시 30분이면 해가 지고 오전 7시 30분에 해가 뜨는 낮이 아주 짧음에도 오히려 크리스마스 마켓이나 불빛 등으로 반짝여 밤에 돌아다녀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팬데믹 종식 선언을 하고 유럽은 실내외 마스크도 쓰지 않아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정말 팬데믹이 끝났구나 실감했어요. 처음에는 마스크 쓰지 않은 제 모습이 이상했는데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오히려 나중에 한국 돌아와서 마스크 쓰는데 갑갑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러시아 전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지 못해 오히려 비행기가 반대편 북극 쪽으로 향했습니다. 북극을 지나는데 승무원이 기내 방송으로 북극을 지나 온도가 평소보다 더 떨어졌다고 안내하면서 양해 바란다고 했습니다. 북극점을 지날 때 확실히 기내 자체도 춥긴 해도 서늘할 정도는 아닌데 서늘한 한기가 돌았습니다. 그래서 평소 비행이었으면 9시간 걸릴 거리가 14시간이나 걸렸어요. 여러모로 전쟁은 세계에 이롭지 않네요. 밤 비행기로 잠을 자도 자도 끝나지 않았죠.

 

 

 

 

 

오랜만에 만난 런던은 정말 좋았습니다. 관광객들로 전에 없이 북적여 팬데믹 코로나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먹게 할 만큼 관광지 여기저기서 여러 나라 말이 들렸습니다. 그때가 월드컵 기간이어서 펍들이 저마다 월드컵 경기를 보곤 했습니다. 저도 잉글랜드 경기가 있는 날이면일부러 펍으로 가서 영국인들과 함께 잉글랜드를 응원했습니다. 한국 대표팀도 아닌데 잉글랜드가 골을 먹히면 저도 같이 탄식하고 반대로 잉글랜드가 골을 넣으면 저도 함께 탄성했습니다.

 

확실히 영국 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분명 코로나 이전에는 커피값이 2천 원 ~ 3천 원으로 한국보다 저렴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라떼 한 잔에 저렴한 Pret a Manger여도 5,000원 내외였습니다. 밥 하나 사 먹기도 부담스러웠어요. 기본 20파운드는 있어야 식당에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수가 있겠더군요. 유럽은 아무 물이나 먹으면 안 되고 식당에서 물조차 서비스로 주지 않아서 대부분 사 마셔야 했는데 그것도 부담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금액 생각 안 하고 즐길 대로 즐기고 오자가 목표였지만 그럼에도 계속 물가를 생각나게 하는 런던 물가였습니다.

 

숙소비도 많이 올라서 대략 같은 돈으로 2존까지 얻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하는 수 없이 튜브를 타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3존에다가 얻어야 했습니다. 싸게 잘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1박당 70파운드였습니다. 가정집이었고 주인 부부가 1층에 머물고 게스트들은 2층에 머물렀습니다. 더블룸 방 하나와 욕실이 딸린 것이 전부였습니다만, 이만하면 좋게 잘 얻은 것 같네요.

 

 

 

 

 

 

숙소는 남서쪽에 위치해 있었고 늦은 밤 치안도 좋았습니다. 근처에는 학교가 있었고 밤에도 가로등 불빛이 밝았어요. 밤늦게 혼자 걸어와도 될 정도였습니다. 눈 오는 런던 거리를 걸을 때면 정말 크리스마스 물씬 나는 그런 가정집 분위기였습니다. 이때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했는데 런던에도 눈이 밤새 내려 발목까지 차올랐습니다.

 

밤부터 눈이 내리고 쌓이기 시작하자 갑자기 아이들이 자기 집 마당에서 눈싸움을 하고 주인과 개가 산책을 나와 눈을 맞으며 하염없이 서 있더라고요. 아주 큰 개였는데 종은 모르지만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습니다. 사람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주인이 목줄을 당겨 못 가게 막았고, 낯선 사람이 괜찮다고 다가가면 주인이 목줄을 느슨하게 해줬습니다.

 

아침부터 학교 가는 아이들이 눈싸움을 하는 소리에 깼습니다.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등교하는 아이들의 옷이 대부분 눈밭이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무장으로 해서 춥지도 않은지 등교하는 내내 눈싸움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조금 지나니 부모들이 아이들을 하나씩 썰매에 태워 밀어주기를 하는 겁니다. 등교하는 학생들보다 더 작은 아이들이었어요. 등원하는 시간 대가 달라 그런지 부모의 얼굴은 조금 힘들어 보였는데 아이들 얼굴은 해맑은 표정이어서 따라 웃게 됐습니다. 눈을 밟는 뽀드드뽀드득 소리도 오랜만에 듣는 것 같았어요.

 

이전까지는 한국도 그렇게 많은 눈이 내리지 않았으니까요. 3년 연속 라니냐 현상 때문인지 기후 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눈이 내리지 않고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대도 못 했다가 이번에는 펑펑 눈 내리는 하늘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내리네요. 한국에서는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 마시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으니 중간에 카페를 가거나 영국인처럼 진한 블랙티를 사서 끓인 다음 우유를 넣고 설탕을 넣지 않은 밀크티를 주로 마셨습니다. 그것으로라도 카페인 충족이 되었나 봐요. 매일 한두 잔을 마셨어요.

 

 

 

 

 

 

런던에 있는 내내 날씨가 참 좋았어요. 날씨가 안 좋기로 유명한 런던에서 날씨가 좋은 것은 행운이라죠. 팬데믹 이전 5월에 왔을 때보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날은 차서 바람은 많이 불고 얇은 옷만 가져가서 오들오들 떨어야 했지만 날이 좋고 눈 내리는 것이 예뻐서 그것도 잊게 되었습니다. 생활비는 하루에 55,000원 정도 썼던 것 같아요. 중간에 뮤지컬 레미제라블도 봤고 아끼지 말자고 했지만, 스스로 아꼈는지 하루당 10만 원을 쓰겠다는 포부와 다르게 나름대로 생각보다 적게 들었어요. 주로 걷는 걸 좋아하긴 해요. 다 먹는 거로 탕진했습니다.

 

비행기는 유럽 갈 때 핀에어 한 번 탄 이유로 핀에어를 자주 애용합니다. 1회 핀란드 경유였는데 헬싱키 반타 공항이 정말 깔끔하고 예쁘거든요. 눈도 자주 내려서 밖으로 눈 내리는 것도 볼 수 있으나 북유럽이고 공항이다 보니 물가가 런던보다 더 살인적입니다. 그래도 화장실 깨끗하고 콘센트가 여기저기 있습니다. 커피는 싼 곳에서 먹어야 5-6,000원(4.5유로)이었고 반타 공항 내 스타벅스도 라떼도 한 잔에 7,000(5.2유로)원 내외였습니다.

 

금액은 정확한 것이 아니라 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해서 쓰는 것이라 참고만 해주세요. 대략 그 정도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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