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정물

에셔의 작품에는 빈 공간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 풍경화를 그릴 때도 산과 들 뿐만 아니라 틈새에 작은 집들을 넣어 단조로운 그림에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에셔는 1930년대 이탈리아를 주로 여행하면서 특히 지중해의 밝은 풍경을 좋아했다. 지중해 연안을 도보로 여행하며 작은 마을들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을 주로 내놓을 정도였다. 에셔의 작품에는 꼭 한 가지만 등장하지 않는다. 가운데에 건물이 있고 오른쪽은 작은 마을, 왼쪽으로 동산들이 있고 틈새를 메우는 작은 밭들도 존재하는데 그 작은 밭에도 작물이 여러가지로 나뉜다. 에셔는 풍경화를 그릴 때도 대칭과 균형을 중시했는데 사람을 하나 그려넣는다고 해도 각기 보는 관점으로 하여금 각도를 달리했다. 위에서 보는 풍경, 아래서 보는 풍경, 오른쪽에서 보는 사람, 왼쪽에서 보는 사람 등 보는 사람이 방향을 달리해 각도를 계산하여 그림을 그렸다.

 

 

mummified priests in gangi, sicily (석판화 1932년 작)

 

 

lion of the fountain in the piazza at ravello (석판화 1932년 작)

 

 

에셔는 동일 인물이었음에도 각도를 달리하고 작은 변화를 멈추지 않았다. 대상 하나를 가지고도 여러 시도를 했는데 lion of the fountain in the piazza at ravello (석판화 1932년 작)을 보면 에셔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mummified priests in gangi, sicily (석판화 1932년 작)에서는 얼굴이 기괴한 대상을 가지고 보는 사람 뿐만 아니라 대상 자체를 4개로 나뉘어 방향을 달리해서 제 각기 4개의 대상이 달리 보이도록 변화를 주었다. 에셔는 여러 개의 구형을 그릴 때에도 모양을 달리해 어느 하나 똑같은 구형을 그리지 않았다. 이는 에셔가 테셀레이션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게 만든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

테셀레이션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쪽매맞춤이다. 평면 도형을 겹치지 않으면서 빈틈이 없게 모으는 것이다. 정다각형 중에서도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만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에셔는 완벽한 대칭을 중요시 했는데 테셀레이션 기법을 가지고 다양한 작품들을 남기면서 많은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에게도 흥미를 유발시켰다. 주로 새, 물고기, 도마뱀, 사람, 나비 등을 그렸고 아름다운 풍경화에 그들을 재배치 함으로써 그림 안에 재미를 유도했다. 테셀레이션은 수학 교과서에도 활용 되는데 옮기기, 돌리기, 뒤집기를 수학 용어로 전환하면 각각 평행이동, 회전이동, 반사라는 일상적인 표현과 대응된다. 평행이동(옮기기)은 도형을 일정한 거리만큼 움직이는 것이고, 회전이동(돌리기)은 한 점을 중심으로 도형을 회전시키는 것이며, 반사(뒤집기)는 거울에 반사된 것처럼 모양을 뒤집는 것이다.

 

 

 

 

 펜로즈 삼각형

에셔에게 영감 받아 제작한 영화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2010)있다. 이 영화에는 에셔의 대표작 올라가기와 내려가기(1960년 작)가 직접적으로 인용돼 있다.  수도사들은 끊임없이 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있지만 사실은 원점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조셉 고든 레빗(아서 역)이 엘런 페이지(아리아드네 역)에게 설명해주면서 꿈속에서 실현되었다.

에셔는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구현해내고 싶었다. 대표적으로 에셔는 뫼비우스의 띠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작품을 남겼는데 뫼비우스의 띠를 토대로 개미와 도마뱀을 이용하여 경계가 하나밖에 없는 2차원 도형을 명도 대비를 통해 3차원으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실제로 펜로즈 삼각형은 3차원 공간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2차원 평면에서는 명도 대비를 통해 가능하게 보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림의 마술사, 에셔 특별전이 세종문화회관에서 2017. 10. 17까지 전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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