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블로그에서 수정해서 옮긴 내용입니다. 

2016. 04. 28






 - 캡틴 아메리카 - 


세상에 나를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70년 냉동 끝에 깨어난 캡틴 아메리카(이하 캡틴)는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깨어나고 보니 데이트를 할 뻔했던 페기가 살아있었고, 친구라는 말로 부족한 동료 버키가 살아 있었다. 비록 페기는 나이들었고 병들어 캡틴을 알아보는 것조차 힘이 들었지만, 캡틴은 그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페기의 장례식이 있었고 캡틴은 자신을 아는, 자신이 아는 두사람 중 한명을 잃었다. 이제 캡틴에게 남은 것은 버키 하나뿐이다. 부모도, 친구도, 아는 지인하나 없는 곳에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를 가진 모습으로 여전히 버키는 살아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캡틴은 마음의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내사람이라고는 그 흔한 친구하나 없다고 생각했던 곳에 시간은 어느덧 70년이 흘렀고, 내 주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을 때, 단 한사람이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여, 비록 처한 상황은 다르더라도, 생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캡틴이 캡틴이 되기 전 몸이 약한 스티브 로저스였을 때 버키는 힘이 없고 나약한 친구인 스티브 로저스를 등한시 하지 않았다. 등한시 할 수 없었던 것에 가깝다. 친구라고 명명(命名)되기 전부터 둘은 함께였고, 같은 꿈을 꾸며 자랐다.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어버렸다. 버키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자 캡틴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버키의 편에 서야했다. 지난날 버키가 자신을 위해 그랬던것처럼.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과거 스티브 로저스를 알고 있는 사람은 버키 하나였고, 버키에게도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지난 날의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스티브 로저스 하나였다.


둘에게는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더욱 끈끈한, 그것은 세상에 둘밖에 남겨지지 않는 것에서 나오는 동질감 같은 것이었다. 힘 있는 자들을 규제할 법을 제정하고, 의회를 세우고, 회의를 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위험에 처해져 있는 버키를 구해내는 것이 캡틴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이다. 캡틴은 자신과 버키를 따로 분리해서 이해하지 않았고, 캡틴이 버키이며 버키가 캡틴이었다. 내가 이미 위험에 처해 있는데 앞으로 날 지켜줄 방어막과 제도는 필요치 않았다.






 - 아이언 맨 - 


토니의 마음속에서는 언젠가부터 죄책감이란 것이 자리잡고 있었다. 시빌워 그 이전부터 토니는 항상 누군가를 잃을 상황에 놓여있었고, 또 실제로 끊임없이 누군가를 잃어왔다. 자신의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봤으며 아이언 맨 3에서는 스타크 타워에서 쫓겨나 시민들 틈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괴로움들을 토니는 혼자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자신은 힘을 가진 자이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책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타샤의 "괜찮아?" 하는 말에 토니는 "항상 괜찮다." 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토니는 겉으로는 괜찮아 보일지언정 속으로는 이미 무너져 내려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 것은 비단 자존심 때문만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도 한 몫했다. 털어놓을 대상이 없었던 것도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를 애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또한 그것 때문일 것이다. 똑똑하고 부자인 아버지일지언정 다정하고 따뜻한 아버지는 아니였기에. 스타크 부부는 늘 바빴고, 똑똑한 아들 토니는 스스로 잘 해나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부모님을 여의고 토니는 그런 습관 그대로 혼자 어른이 되었다. 물론 잘못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하면서 말이다. 누구는 태어나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할 수 많은 유산을 가지고 어른이 되었으니 사람들은 토니에게 불평과 불만이 있어도 투정이라고 치부했다. 특유의 비아냥 거리는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였다. 지난 날 하워드에게서 배운 것일지도 모르겠지만(토니의 어린시절에서 하워드의 말투도 만만치 않다.) 자신은 괜찮다고 그런식의 태도로 상대방을 안심시키거나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토니는 홀로 있을 때 끊임없이 많은 것에 대해 생각한다. 매일밤 악몽을 꾸며, 지키지 못한 시민들의 대한 미안함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모든 것이 토니의 마음속에 점철되어 매일밤을 잠들지 못했고, 신랄하게 떠들어대던 입도 희생자나 피해자의 이야기를 할 때는 꾹 다물렸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 스스로도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토니는 뭔가 자신을 보호하고 나아가 시민들을 보호해줄 명목상이라도 그 어떤것이 필요했다.






 - Civil  War - 


시빌워 안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했다. 어벤져스만 생각했던 관객들에게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았고, 스파이더맨, 블랙 팬서, 앤트맨 등 물론 앤트맨은 이전에 영화가 개봉되기는 했지만, 스파이더맨이나 블랙 팬서를 맡은 배우들은 이번 시빌워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들의 등장이유를 담아야 했고, 각자가 처한 상황을 담아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음도 보였다.


버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했고, 캡틴은 그것을 돕고 싶어했다. 팔콘은 캡틴에게 동의했고, 완다는 갇혀지내는 것을 부정했다. 앤트맨에게 대의(大意)는 없었지만, 자신의 딸 아이에게 자랑스런 영웅이 되기를 꿈꿨으며, 국민적 영웅인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을 불렀다. 토니는 더이상 자신들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나타샤도 그것에 동의했다. 블랙 팬서는 힘을 가진들의 의해 아버지를 잃었고, 공돌이 스파이더맨은 공돌이의 우상 토니 스타크가 불러서 불려나왔다. 로디는 군인이었으며, 비전은 토니를 따랐다. 하물며 지모도 이유가 있었다. 힘을 가진 자들의 의해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오히려 지모에게 있어 힘을 가진 자들은 모두 악당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을 모두 죽여 없애는 것이 자신의 복수를 이룩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잃은 자들을 대신해 스스로가 악당이자 영웅이기를 자처한 것이다.


부모님의 죽음이 버키라는 것을 안 토니는 이성을 잃었고, 제 눈 앞에서 부모의 죽음을 맞닥뜨린 것처럼 토니는 분노했고, 절망했다. 그것을 캡틴이 알고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배신감 또한 느꼈다. 친구라고 여겼던 동료가 자신의 눈을 가리고 다른 편에 선 것처럼 보였다. 버키는 자신이 죽인 모든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캡틴은 자신의 친구를 달리는 기차 위에서 잃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시 살아나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났다.


토니는 악당과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자들의 싸움에 무고하게 죽어간 시민들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스스로가 가해자라고 여겼던 상황에서 사실은 토니도 피해자였고, 캡틴도, 버키도 가해자이기 전에 모두 또 다른 힘을 가진 자들로부터 피해를 받은 피해자들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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