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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따라 걸은 성북구 성북동 심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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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따라 걸은 성북구 성북동 심우장 

 

유 퀴즈 온 더 블럭 마지막에 만해 한용운 심우장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가지 않았을 당일치기 서울 여행.

한성대입구역 - 새 이용원 - 성북동 쉼터 - 북정마을 - 만해 한용운 심우장 - 엄마 손 칼국수 - 한성대입구역 - 보문역(성북천) - 성신여대역

오늘 당일치기는 만해 한용운 시인이 죽기 직전 11년 동안 살았던 심우장을 가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1933년에 지어졌던 심우장은 남향으로 지은 조선총독부를 바라보기 싫다하여 북향으로 지어 한 낮에도 마당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습니다.

 

한성대입구역서부터 심우장 근처까지 가는 03번 마을버스가 있지만 항상 한성대입구역에서부터 성북로를 걸어가본 적이 없기에 이번에는 걷기로 했습니다.

날이 좋기도 하고 덥기도 하고. 구석구석 작은 가게들이 많아서 구경거리도 많았습니다.

한성대입구 하면 길상사를 생각하기 쉬운데 이번에는 길상사보다 심우장을 찾아갑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자체가 심우장을 찾아가기 위해 짜놓은 프로그램 연출처럼 심우장을 찾기 위해 따라 걷는 곳곳에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난 복권도 안 사는 사람인데, 저 위에 집이 빈집이라 혼자 살기가 어려워서, 난 여기서 잠자고 살아, 여기가 나 사는 일류 호텔이야.

그런데 한 달에 돈 백만 원 들어오면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오십 만원, 세금 이것저것 나가고, 한 80만 원 나가고, 한 20만 원, 그저 하루에 돈 만 원씩 벌어서 나 살고, 노년연금 25만원 타는 거, 그거 저축하며 살아, 그냥 욕심 없이 살아.

식구들 가르켜서 장가 보내서 천국까지 다 보내주고, 하늘 나라 보내주고, 나는 그저, 내가 누구한테 폐 안끼치고 산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 나같이 바보는 없을 거야 아마.

요새 사람하고 좀 틀리지.

하느님께서 나를 이 세상에서 더 봉사하라고 안데려가잖아."

 

혈육이랑 프로그램 같이 보면서 할머님 말씀 듣고 함께 감탄했습니다. 만나 뵙고 싶은 마음 꾹 누르고 대신 이발소 사진 한 장만 찍고 다시 걸었습니다.

 

새 이용원

주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55

예약문의 : 02-3672-9922

영업시간 : 09:00 ~ 19:00

 

날은 좋은데, 길은 가파르고 03번 마을버스 몇 대가 유유히 올라가는데 몇번이고 그걸 탈 걸 했습니다.

등산도 일부러 하면서 가파른 길 하나 올라가기가 왜이리 힘들던지.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그늘 찾아가며 걸었습니다. 날은 정말 좋았어요.

 

성곽을 둘러 생긴 마을을 북정 마을이라고 한답니다.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아래가 훤히 다 보이니까 좋았어요.

 

동그란 길을 따라 걷다가 나온 심우장까지 20m 표지판을 보고 올라온 것 보다 더 가파른 골목길을 걸어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표지판에 심우장까지 30m라고 적혀있습니다.

만해 한용운 공원에서 올라오면 한 번에 올라올 수 있나봐요.

 

중간중간 할머니나 할아버지 분들이 집 앞에 나와 계시는데 제가 먼저 인사하고 골목길을 올라가면 반갑게 인사해주십니다.

제가 "안녕하세요." 하면 "네." 또는 "안녕하세요." 라고 답해주셨는데, 인사하고 인사받는데 서로 웃음이 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정말 아무도 못찾게 꼭꼭 숨겨놓은 것처럼 심우장은 골목길 중에서도 골목 안쪽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성대입구에서부터 심우장 근처까지 오기 전까지는 이곳에 심우장이 있는지 감조차 오지 않습니다.

 

 

만해 한용운 심우장

주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29길 24

문의 : 02-920-3412

개방시간 : 09:00 ~ 18:00. 연중무휴.

 

너무 덥고 힘들어서 물을 사먹고 싶었는데 편의점 대신 세 군데에 작은 동네 슈퍼가 있었습니다. 올라왔던 반대로 동그랗게 내려가면서 북정 노인정을 지나 있는 작은 슈퍼에서 500원짜리 물 한 병을 사먹었습니다.

물을 사고 나오는데 03번 마을버스 기사님이 버스 정류장이 아니었는데도 세워주시더니 타라고 했습니다. 걸어 내려가는 사람이 저밖에는 안 보여서 그랬나봅니다. 걸어내려가겠다고 말했더니 고개 끄덕이시고는 쿨하게 버스 문 닫더니 다시 아래로 출발합니다.

 

나름 작은 등산도 했으니 우연히 발견한 칼국수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기도 유 퀴즈에 나왔던 곳으로 사실 반죽을 손수 하신다는 말을 듣고 먹으러 왔는데 면은 안되고 밥만 된다고 해서 제육볶음을 시켰습니다.

원래 싱겁게 먹는 편이고, 김밥에 들어있는 단무지도 짜서 빼내고 먹습니다. 그런 제 입맛에 음식이 조금 짰습니다.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싹싹 긁어서 다 먹었어요. 고사리 빼고ㅠㅠ

 

엄마 손 칼국수

주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117

문의 : 02-741-5050

영업시간 : 08:00 ~ 21:00

 

제육볶음 7,000원

바지락칼국수 6,000원

바지락수제비 6,000원

팥칼국수 8,000원

냉콩국수 8,000원

 

해를 피해 그늘에서 잠자고 있는 길 고양이가 아주 곯아떨어졌습니다. 세상 모르게 잠자고 있는 걸 몰래 찍었습니다. 오늘은 커피 안 마시려고 했는데 길 가는 길에 커피 냄새가 좋아서 하나 사마셨어요.

원산지 : 에디오피아(예가체프) / 콜롬비아(후알라)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서울 따릉이를 빌려 성북천을 따라 보문역까지 다녀왔습니다. 보문역에서 성신여대역까지는 걸으면서 확실히 여대 근처라 이쁜 카페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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